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확산세가 감소하고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명 이하로 지속됨에 따라 정부에서는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유럽과 북미 여러 국가는 국가 봉쇄령을 쉽게 해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국가 봉쇄 시대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리쇼어링과 그에 대한 각국의 정책현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리쇼어링(reshoring)이란?
리쇼어링(영어: Reshoring 또는 온쇼어링onshoring, 인쇼어링inshoring, 백쇼어링backshoring)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 기업을 다시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는 정책이다. 저렴한 인건비를 이유로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오프쇼어링과는 반대되는 말이다. (출처 : 위키백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국내 물가 상승(토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이 인건비가 싼 국가에 신규 공장을 짓고 수출기지로 활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자국(headquater가 있는 국가)으로 공장을 재이전 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고, 각국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 재이전을 위해 정책적 배려와 지원을 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리쇼어링의 이유
그렇다면, 왜 글로벌 기업들은 리쇼어링을 통해 공장을 재이전 하는 것일까요?
1. 가파른 인건비 상승
10년전의 중국, 베트남과 지금의 중국, 베트남은 너무나 다른 환경입니다. 특히 인건비 상승률은 우리나라 인건비 상승률에 비해 몇배나 높게 상승해 왔습니다. 과거에는 값싼 노동력과 국가적 정책지원이 뒷바침되어 노동 집약적 제조에 큰 이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지속적 인건비 상승, 자국 기업 우선주의 등이 대두되면서 점차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 전진 기지의 역할은 축소되어 가고 있습니다.
2. 4차산업으로 인한 산업환경 변화 및 생산비 감소
인건비가 싼 국가로의 이전된 공장의 대부분은 제조업이며,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는 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가진 생산라인들이었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집약적이던 생산라인들은 점차 로봇이 대체하는 라인으로 변모하고 있고, 단일제품 대량생산으로 재고를 넉넉히 쌓아두어야만 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빅데이터 분석과 AI기법을 활용한 필요 재고량 예측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아디다스의 경우 2016년 독일 안스바흐, 2017년 미국 애틀란타에 로봇 신발공장 '스마트팩토리'를 지어 로봇으로만 구성된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소비자 맞춤형 현지 소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기존 중국에 있던 아디다스 공장을 폐쇠한 후 자국인 독일에 무인 생산라인을 구축한 사례입니다.
3. 품질저하와 원천기술 유출 방지
제조업에서 불량률은 재고관리만큼 중요한 부분입니다. 매뉴얼대로 만들어 지지 않은 제품은 대부분 검사단계에서 걸러지지만, 불량률이 높은 생산라인의 경우, 부적합 제품이 시중에 납품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시, 중국에서 만들어진 진단키트와 마스크가 대량으로 수출되었지만, 불량제품이 많아 대규모 리콜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의 주요 원인중 하나인 지적 재산권 침해 부분도 리쇼어링의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제조업에서의 원천기술을 포함한 지적재산권은 기업의 핵심 자산이자 역량입니다. 해외 생산라인에서 벌어지는 기술 유출은 기업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물론, 매출 감소로 인한 R&D 투자금 감소, 신제품 출시 지연 등과 같은 연쇄작용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국의 리쇼어링
2008년 금융위기 이 후 미국 정부는 제조업 약화, 금융업의 과도한 성장이 경제시스템을 위태롭게 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줄인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2012년 민관 파트너십인 국가제조혁신 네트워트(NNMI)를 출범하고, 리쇼어링에 대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 총 55개의 행정명령이 발표되었는데, 이중 4분의 1이 '미국산 구매, 미국인 고용촉진'과 같은 미국내 제조업 부흥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또한 2018년 1월부터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크게 낮추어 기업의 투자가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포드의 생산라인, GE의 가전 생산라인들이 중국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옮겨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리쇼어링은 위에서 알아본 리쇼어링과 조금 다른면도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제일 큰 투자를 하는 투자국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한 소비국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국기업의 리쇼어링만 진행된 것이 아니라 다른 글로벌 기업의 미국 투자도 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루이지애나 주에 31억달러(한화 약 3조 7944억원)를 투자해 연간 100만t의 에틸렌 생산 설비를 갖추었고, 폭스바겐은 테네시주에 약 7억유로(한화 약 9411억원)를 투자하여 생산능력 확충 및 전기차 생산기지로의 전환을 계획중에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리쇼어링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유턴법)에서 리쇼어링에 대한 범위와 지원대상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인세, 소득세, 관세를 감면해 주고 공장부지 마련과 고용 보조금 등 다양한 지원방안이 명시되어 있으나, 현재까지 리쇼어링을 통해 국내에 복귀한 사례는 현대 모비스 공장이전(중국 생산기지를 폐쇠하고 협력업체 5개사와 함께 울산에 신규 공장을 마련하여 입주) 밖에 없습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추가적인 정책(수도권 신규공장 입지 규제 완화, 고용보조금 지급 대상 확대 등)을 검토중에 있습니다.
리쇼어링의 의미와 향후예측
글로벌화의 바람을 타고 선진기업들은 해외투자를 확대해 왔으며 이를 통해 인건비 절약과 새로운 시장개척이라는 두가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투자를 받은 개발도상국들은 새로운 산업 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술이전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쌓았습니다. 자유무역 시스템과 오픈된 경제 시스템은 해외투자를 가능케 하는 두 축이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은 자유무역 시스템과 개방된 경제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부작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국이 봉쇄령을 내리며 자유무역은 사실상 몇달간 멈춤 상태이고, 방역과 환자를 치료하는 의약품의 경우 자국민 보호를 위해 수출금지령까지 내려졌습니다. 또한 미국은 무제한적 양적완화를 통해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충격을 미연에 방지했지만, 이로 인해 강(强)달러 현상이 일어나며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큰 혼란을 야기시켰습니다. 향후 팬데믹이 종료되고 봉쇄가 풀리는 시점이 온다면, 리쇼어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국은 리쇼어링을 통해 자국내 실업율 감소를 목표로 할 것이고, 필수재의 해외 생산라인 구축으로 인한 봉쇄시 수급부족 현상을 해결하려 할 것입니다. 다만, 이로 인해 국가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함께 나타날 것이기에 4차산업과 글로벌화에 대한 각국의 이해와 상호협력이 그 어느때보다 더 필요한 시기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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