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웬만하면 왠만하면]에 대해 포스팅 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왠 웬]이 쓰이는 말들의 정확한 맞춤법, 그리고 [왠 웬 차이]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여러분의 국어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간단한 퀴즈를 내 보겠습니다.
1. 이게 [왠 웬] 떡이야?
2. 네가 여길 오다니 [왠일, 웬일, 왠 일, 웬 일] 이야?
3. 그 친구는 [왠만하면 웬만하면]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
4. 비가 오니까 [왠지 웬지] 라면이 먹고 싶다.
자, 다 맞히셨나요? 왠일 웬일 왠지 웬지 왠만하면 웬만하면 ... 정말 자주 쓰는 말인데, 이거 정말 많이들 헷갈리시죠?
오늘은 가장 많이 헷갈리는 맞춤법 중 하나! 왠 웬 차이를 완벽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퀴즈의 정답을 하나씩 살펴보며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관련 포스팅 : 왠만하면 웬만하면 쉽게 구별하기
웬 왠 차이 1 : 웬 떡 웬 날벼락
왠 웬 차이 첫 번째! 왠 웬이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를 알아보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왠 웬을 각각 검색해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웬 : 「관형사」 어찌 된, 어떠한
웬 영문인지 모르다.
웬 까닭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
골목에서 웬 사내와 마주치다.
웬 놈이야, 떠드는 놈이?
우리가 많이 쓰는 것은 왠 웬 중에서 '웬' 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겠죠?
'왠'은 존재하지 않는 말이랍니다. ^^
그리고 뜻풀이에는 없지만, '웬'이 들어갈 자리에 '무슨'이나 '뭔('무슨'의 구어적 표현)'을 넣어도 대부분 같은 뜻이 됩니다. 예시를 볼까요?
웬 | 어찌된/어떠한(어떤) | 무슨(뭔) |
웬 영문인지 모르다. | 어찌된/어떤 영문인지 모르다. | 무슨(뭔) 영문인지 모르다. |
웬 까닭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 | 어찌된/어떤 까닭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 | 무슨(뭔) 까닭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 |
웬 걱정이 그리 많아? | 어찌된 걱정이 그리 많아? | 무슨(뭔) 걱정이 그리 많아? |
이게 웬 날벼락이람. | 이게 어찌된/어떤 날벼락이람. | 이게 무슨(뭔) 날벼락이람. |
웬 눈이 이렇게 내리니? | 어찌된 눈이 이렇게 내리니? | 무슨(뭔) 눈이 이렇게 내리니? |
모두 어색하지 않고 의미가 잘 통합니다.
'웬'을 발음할 때에 입모양이나 소리가 뭔가 '뭔'이랑 비슷하죠?
'웬'은 '어찌된, 어떠한, 무슨(뭔)'의 의미로 쓰이는 관형사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1번의 답은 '이게 웬 떡이야?'가 정답입니다!
왠 웬 차이 2 : 웬일 왠일 웬 일 왠 일
위에서 보셨듯이, '왠'이라는 단어는 없기 때문에 일단 '웬일 / 웬 일' 중 하나가 맞는 표현이라고 짐작할 수 있죠?
이 표현이 합성어, 즉 하나의 단어라면 중간을 띄어쓰지 않고 '웬일'일테고, 그게 아니라면 '웬 일'이 맞겠죠?
단어로 등재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표준국어대사전을 검색해 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웬일'이 단어로 등재가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합성어라는 걸 알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2번 문제는 '네가 여길 오다니 웬일이야?'가 맞습니다.
왠 웬 차이 3 : 왠만하면 웬만하면
3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왠만하면 웬만하면], 기본형인 [왠만하다 웬만하다]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해 보겠습니다.
'정도나 형편이 표준에 가깝거나 그보다 약간 낫다' 또는 '허용되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 있다'를 뜻하는 형용사의 올바른 형태는 '웬만하다' 입니다. '왠만하다'는 아예 검색이 되지 않는 비표준어입니다.
따라서 3번 문제는 '웬만하면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가 맞습니다.
왠 웬 차이 4 : 왠지 웬지
1~3번의 정답이 모두 '웬'이었으니, 이번에는 '왠'이 나올 때도 되었지요? ^^;
결론부터 말하자면 4번 문제는 '오늘은 왠지 비가 올 것 같아.'가 맞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왠지'는 '왜인지'의 줄임말이랍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웬지'가 잘못된 표현이라고 명시해 놓았으니, 빼박이죠?
'왠'이라는 말은 '왜 그런지 모르게', '뚜렷한 이유 없이'를 나타내는 '왠지(=왜인지)'의 형태로만 쓰입니다!
왠 웬 차이 완벽 정리
자! 이제 오늘 배운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올바른 표현 | 잘못된 표현 |
이게 웬 떡이야? (O) | 이게 왠 떡이야? (X) |
네가 여길 오다니 웬일이야? (O) | 네가 여길 오다니 왠일이야? (X) |
그 친구는 웬만하면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 (O) | 그 친구는 왠만하면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 (X) |
비가 오니까 왠지 라면이 먹고 싶다. (O) | 비가 오니까 웬지 라면이 먹고 싶다. (X) |
하지만 이게 또... 정작 쓸 때는 또 헷갈리시죠?^^;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웬=무슨, 어떤, 뭔] 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더욱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왠'은 '왠지(=왜인지)'의 형태로만 쓰이고,
나머지는 다 '웬'이 쓰인다고 기억하셔도 되겠습니다.
웬 떡, 웬만하면, 웬일, 왠지! 꼭 기억하시고, 오늘도 즐거운 국어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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