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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어원 이야기

복날 날짜 유래 어원

by Gurumi

6월 들어서 날씨가 꽤 무더워졌습니다. 올해 여름은 아주 덥고 습할 것이라지요? 더운 날씨에 지치다 보면 몸의 원기를 보충해 줄 보양식이 생각나기 마련이죠.

우리 조상들은 여름철 가장 더운 때에 '복날'이라는 절기를 세 번 정해서 삼복(三伏)이라 하고, 특히 이 날 몸보신 요리를 즐겨먹곤 했습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벌써부터 복날 날짜가 언제인지 궁금한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네요! 2023년 초복은 7월 11일(화), 2023년 중복은 7월 21일(금), 2023년 말복은 8월 10일(목) 입니다.

그런데! 복날은 왜 '복날'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복날 날짜, 유래, 어원에 대해 소개해보겠습니다.

 

 

초복 중복 말복 날짜 유래 어원

 

   복날의 정의

 

복날은 삼복(三伏)이라고도 합니다. 7월 중순~8월 중순 사이에 들어가는 절기로,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 세 번의 복날을 가리켜 삼복(三伏)이라고 합니다.

 

복날이 24절기 중 하나인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사실 복날은 24절기가 아니라 24절기를 기준으로 정하는 속절입니다.

 

더욱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이 초복, 네 번째 경일이 중복,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이고, 이 '경일(庚日)'이라는 것은 날의 간지 앞부분에 들어가는 십간 중 '경(庚)'자가 들어가는 날입니다.........(너무 복잡한 설명이죠? 굳이 이런 설명까지 하는 이유는 아래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십간은 10일 간격으로 같은 글자가 나오는 것이므로, 초복과 중복은 10일 간격으로 옵니다. 말복은 입추 뒤에 와야 하기 때문에 10일 뒤 바로 다음 경일(10일 뒤)에 올 수도 있고 그 다음 경일(20일 뒤)에 올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소서(양력 7월 8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사이에 삼복이 들게 됩니다. (참고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초복 중복 말복 수박
복날에 먹는 수박은 꿀맛이죠

 

   복날의 유래

 

'복날'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사마천이 쓴 중국의 《사기(史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원전 679년 진덕공 2년, 삼복(三伏)날에 제사를 지냈는데 성내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를 막았다.

사마천, 《사기(史記)》

이 기록으로 미루어 세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복날(삼복)'은 중국에서 유래한 속절이며,

 둘째, 중국 진나라 때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고,

 셋째, 삼복날에 보양식을 챙겨먹는 풍습이 이때부터 존재했다는 것이지요.

초복 중복 말복 더위
더위야 물러가라

 

   복날의 '복(伏)'에 대한 다양한 해석

 

이제 이 포스팅의 주제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복(伏)'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해석은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해석
 : 한자를 풀어 해석하면, 사람(人)이 개(犬)를 잡아먹는 날이라는 뜻이다.

두 번째 해석
 : 엎드릴 복(伏)의 의미를 풀어 해석하자면, 사람이 더위에 지쳐 개처럼 엎드리게 된다는 의미로, 매우 더운 날이라는 뜻이다.

모두 그럴듯한 해석이죠?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경일'을 잘 기억해보세요. 세 번의 복날을 왜 하필 모두 '경일(庚日)'로 정했을까요?

초복 중복 말복 아이스크림
무더위를 식혀주는 아이스크림

 

경일(庚日)의 의미

세 번의 복날을 모두 경일(庚日)로 정한 것에 대한 해석은 중국 후한의 유희가 지은 사서 《석명(釋名)》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庚)은 속성상 오행으로 볼 때 금(金)을 의미하고,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즉, 가을의 서늘한 기운(金氣)이 여름의 뜨거운 더위(火氣)에 굴복한다는 뜻에서 세 번의 경일에 엎드릴 복(伏) 자를 썼다는 설명입니다.

 

세 번째 해석
 : 경일(庚日)의 서늘한 가을 기운(金氣)이 여름의 뜨거운 더위(火氣)를 이기지 못하여 굴복한다는 뜻이다.

이 세 번째 해석은 두 번째 해석과 큰 의미는 일맥상통하면서도, 조금 더 '경일(庚日)'의 의미를 설명해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복 중복 말복 수영장
파인애플아 넌 좋겠다 시원해서...

 

그런데 복(伏) 대한 또 다른 해석이 있습니다. 바로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朝鮮常識)》의 해석입니다.

 

이 책에서는 '복(伏)'이 '서기제복(暑氣制伏)'의 줄임말이라고 설명합니다. '서기'란 여름의 더운 기운, '제복'은 복을 꺾는다는 의미입니다. 즉, 복날은 더위에 굴복하는 날이 아니라 오히려 더위를 꺾는 날이라는 해석입니다.

 

'경일'에 초점을 맞춰 해석해보자면, 가을의 서늘한 기운(金氣)이 드러나는 경일(庚日)에 더위(火氣)가 한 풀 꺾이고 몸이 어느정도 회복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해석
 : 가을의 서늘한 기운(金氣)이 드러나는 경일(庚日)에 더위(火氣)가 한 풀 꺾이고 몸이 어느정도 회복된다는 뜻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해석 모두 '경일'이 가지는 오행의 의미를 가지고 풀이한 것이 공통점이라면,

어떤 것이 이기고 어떤 것이 지느냐에 대한 해석은 정반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복날(삼복)을 앞두고, 복날의 유래, 어원에 대한 네 가지 해석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해석
 : 한자 그대로 풀어, 사람(人)이 개(犬)를 잡아먹는 날이라는 뜻

두 번째 해석
 : 엎드릴 복(伏)의 의미를 풀어, 사람이 더위에 지쳐 개처럼 엎드리게 된다는 의미로, 매우 더운 날이라는 뜻

세 번째 해석
 : 경일(庚日)의 서늘한 가을 기운(金氣)이 여름의 뜨거운 더위(火氣)를 이기지 못하여 굴복한다는 뜻

네 번째 해석
 : 가을의 서늘한 기운(金氣)이 드러나는 경일(庚日)에 더위(火氣)가 한 풀 꺾이고 몸이 어느정도 회복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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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의 어원은 이거다!" 라고 확실하게 나온 것은 사실 없습니다. 다만 여러 사람들의 풀이가 있을 뿐이죠. 여러분은 어떤 해석이 마음에 와닿으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더위를 이기는 긍정적인 마음이 담긴 네 번째 해석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초복 중복 말복 삼계탕
삼복날 보양식 삼계탕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올해 여름은 아주 습하고 무더운 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조상들이 생각했던 복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도 더위를 시원씩씩하게 이겨내보면 어떨까요? 든든한 보양식도 챙겨먹으면서 말이죠!

 

마지막으로 2023년 복날 날짜 한번 더 확인해 보실까요?

2023년 초복은 7월 11일(화), 2023년 중복은 7월 21일(금), 2023년 말복은 8월 10일(목) 입니다.

이웃 여러분들께서 더위에 지치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진으로나마 보양식 한 그릇을 대접합니다. 

 

초복 중복 말복 삼계탕
복날의 대표적인 보양식 삼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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