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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어원 이야기

설날의 어원, 설의 유래는 무엇일까?

by Gurumi

블로그 이웃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0년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2020년은 시작이 되었지만, 우리 나라의 민족 명절인 음력 '설'은 이번주 토요일이지요. 오랜만에 가족들, 친지들과 만나는 뜻깊은 시간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 그런데 '설'은 왜 '설'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요? 언제부터 왜 시작된 명절일까요? 오늘은 민족 대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설날의 유래, 설날의 어원, 설날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설날의 유래, 설날의 역사

 

'설'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음력 1월 1일)을 의미합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서는 설의 다른 이름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원일(元日)·원단(元旦)·원정(元正)·원신(元新)·원조(元朝)·정조(正朝)·세수(歲首)·세초(歲初)·연두(年頭)·연수(年首)·연시(年始)라고도 하는데 이는 대개 한 해의 첫날임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신일(愼日)·달도(怛忉)라고도 하고, 근대국가에 와서는 신정(新正)으로 일컬어지는 양력설의 상대 개념으로 구정(舊正)이라고도 하였다.
(출처 : 한국세시풍속사전)

 

설에 대한 최초의 구체적인 기록은 7세기 중국 역사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역사서  『수서(隋書)』와 『구당서(舊唐書)』에 실린 신라와 관련된 기록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매년 정월 원단에 서로 경하하며, 왕이 연희를 베풀고 여러 손님과 관원들이 모인다. 이날 일월신을 배례한다."

이 기록을 통해 적어도 7세기, 혹은 그 이전부터 설이 우리의 명절이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토록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우리의 설날의 역사는 1896년 서양식 역법(태양력)을 채택하면서 시련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구식 설날'이라는 뜻의 '구정'으로 강제 개명을 당하게 됩니다. 가장 큰 수난은 박정희 정권 시절이었습니다. 이중과세(양력 설과 음력 설을 함께 쇠는 것) 방지를 홍보하며 음력 설을 아예 공휴일에서 빼버리기까지 한 것입니다! ㅠㅠ

그러다가 1985년 1월 21일, 전두환 정권에서 음력설을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부활시켰고, 4년 뒤인 1989년에는 '설날'이란 옛 이름을 찾아 주고, 추석과 더불어 연휴 기간을 이틀에서 사흘로 늘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99년을 기점으로 신정 휴일이 이틀에서 하루로 줄어들게 되어 마침내 음력 설과 추석은 민족의 최대 명절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설날의 어원에 대한 다양한 썰(說)

 

 

첫 번째 썰은 '낯설다'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입니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장소를 마주쳤을 때 낯설듯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때 낯설게 느낀다고 하여 '낯설은 날', '설은 날'에서 '설날'이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두 번째 썰은 '서럽다', '섧다'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입니다. 한 해가 새로 오고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늙어가는 처지를 서럽게 생각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뜻이지요. 

 

조선 선조 때 학자 이수광의 『여지승람(輿地勝覽)』에서는 설날을 '달도일(怛忉日)'이라고 일컫고 있는데요, 이때 '달(怛)'은 '슬프고 애달파 한다'라는 뜻이고, '도(忉)'는 칼로 마음을 자르듯 마음이 아프고 근심에 차 있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서러워서 설, 추워서 추석'이라는 옛말도 아마 이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한겨울에 추위와 가난 속에서 맞는 명절이라 서러웠던 것일까요? 또는 차례를 지내며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떠올라 서러웠던 것일까요?

 

 

세 번째 썰은 나이를 뜻하는 '살'의 옛말인 '설'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입니다. 조선시대의 책 『월인석보( 月印釋譜)』에서 '그 아기 닐굽 설 머거(그 아이 일곱 살 먹어)'라는 표현을 통해 '살'의 옛말이 '설'이었다고 짐작할 수 있는 것에서 착안한 주장입니다. 

 

한국어의 뿌리라고 여겨지는 우랄 알타이어계에서는 나이(歲)를 '살(산스크리트어)', '잘(퉁구스어)', '질(몽고어)' 등으로 부릅니다. 특히 산스크리트어로 '살(sal)'은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새로 솟아난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마디, 경계'의 뜻입니다. 둘 다 우리 민족 명절인 '설'의 시기적 특성이 가지는 의미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썰은 '삼가다'라는 뜻을 지닌 '사리다'에서 비롯했다는 주장입니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지봉유설(芝峯類說)』,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등의 세시풍속 책에는 '정초십이지일'이라는 풍속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즉, 정월 초하루부터 열이틀까지를 이르는 말로 십이지(十二支)에 해당하는 열두 동물들의 날. 즉, 그해의 첫 번째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에는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각종 행사와 특별한 금기가 있어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풍습입니다. 

 

이 중에서 음력 정월의 쥐날[子日]·용날[辰日]·말날[午日]·돼지날[亥日]은 신일(愼日)이라 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표현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설날'만이 근신하는 '신일(愼日)'로 지켜지고, 나머지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한 해의 운수가 처음에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여, 특별히 더욱 경거망동을 지양하고 근신하며 한 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면 타당성이 있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마지막 다섯 번째 썰은 '몸을 곧게 하다', '나라나 기관 등이 처음으로 이루어지다' 등의 의미로 쓰이는 '서다(立)'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입니다.

 

우리나라의 절기 중 '입춘(立春)'이 있습니다. 이 때의 '입'은 들 입(入) 자를 쓰지 않고 설 입(立) 자를 씁니다. 우리 조상들은 단순히 '계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으로 보지 않고, '봄의 기운이 새롭게 시작된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설날'도 이와 마찬가지로, '묵은 해가 지나가고 한 해의 기운이 새롭게 서는 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날짜가 지나가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한 해의 기운이 새롭게 서고 그에 따라 새로운 몸가짐 새로운 마음가짐 새로운 결심을 세우는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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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떤 해석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해석이 가장 설날다운 해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설날은 이처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우리의 가장 크고 중요한 명절입니다. 
'설'을 맞이하여 몸과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다듬고, 신중하게 한 해 계획을 세우며, 새로 시작하는 2020년의 좋은 기운을 듬뿍 느끼시길 바랍니다. 

 

블로그 이웃 여러분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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